<자유에의 적응에 실패한 브룩스. -쇼생크 탈출 중->
쇼생크 탈출(Shawshank Redemption)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한 십 몇년 전에 나온 영화인데 많은 사람들이 명작으로 꼽을 만큼 유명한 영화죠.
영화 내용 중 종신형을 선고받고 50여년간 복역한 '브룩스'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50년간이나 감옥에 있었기에 감옥 안에서는 도서관장도 하고, 감옥 내에서는 별 간섭 없이 편안하게 사는 인물이죠.
하지만 이제 충분히 늙었다는 이유로 가석방 조치를 받게 되면서 브룩스는 극도의 불안감에 빠지게 됩니다.
감옥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꿈꾸며, 그 자신도 젊었을 때부터 꿈꾸어 왔던 자유를 얻게 되었는데도
50년간 전혀 느껴 보지 못한 '새로운' 자유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심지어는 가석방을 피하기 위해 출소 전에 사고를 치려고 시도하기도 하고,
그렇게 꿈꾸어왔던 '자유'가 두려워 울음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결국 50년만에 얻은 자유. 가석방.
하지만 그는 50년만에 얻은 그 달콤한 자유의 맛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길을 택하고 맙니다.
"Brooks was here(브룩스가 여기 있었다)'는 글과, 편지 한 통만을 남겨둔 채...
웃기는 비유지만,
저의 지금 심정도 어쩌면 출소 전의 브룩스의 심정과 비슷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9개월만에 다시 '정기적인'직장을 갖게 되는 바로 전날 밤.
그동안 백수탈출을 위해 그렇게 애써왔고, 취업을 그렇게 꿈꾸어 왔지만
막상 그것이 이루어지자 두려움과 걱정이 마음 한켠에 생기기도 합니다.
'적응'이란 건 정말 이렇게도 무서운 거군요.
지난 9월 복학을 위해 일을 그만두고 고작 이틀 학교를 가면서 주 5일을 노는 '거의 백수'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집에서 혼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미칠 것만 같을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활이 무려 9개월간이나 이어지자 이제는 그 미칠 것만 같은 상황에 적응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영화 속의 브룩스도 그랬겠죠.(물론 실제인물은 아닙니다만)
처음에는 감옥 안에서 미칠 것만 같고, 견디기 힘들었겠지만 그런 미칠 것만 같은 상황이 50년씩이나 계속되다 보니
그냥 '적응'해 버리고 만 겁니다.
뭐 어쨌거나, 수개월 동안 저를 괴롭히던 백수생활은 끝이 나게 되었습니다.
백수생활의 해방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만, 그래도 감옥보다 자유가 분명히 좋은 것처럼
백수보다는 일하는 것이 분명히 즐거울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영화 속에서 훌륭하게 자유를 받아들인 레드(모건 프리먼 役)처럼
저도 훌륭하게 새로운 상황을 받아들이길 바라며...
<자유를 찾은 레드.-쇼생크 탈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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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runkenst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