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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검색으로 '네티즌'을 검색한 결과, 1주일간 뉴스에 무려 1465건이 검색되었다>


요즘 (인터넷)뉴스기사에서는 '네티즌'이란 말을 정말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연예기사에서는 '빠지면 서운할'정도로
수많은 기사들에 '네티즌 aserhza는 어쩌고...'식으로 네티즌 의견이 인용되고 있는 형편이고,
(특히 TV프로그램 방영직후 나오는 '시청소감'연예기사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사회, 문화, 정치 분야 기사에 이르기까지 '여론의 대변자'역할로 정체를 알 수 없는 네티즌의 의견이 인용되고 있죠.

근데,
문제는 이렇게 수없이 등장하는 '네티즌 의견'이란 게 도대체 믿을 수가 없다는 겁니다.
'많은 네티즌들은'식으로 그냥 밑도 끝도 없이 '네티즌'이란 단어로 민심을 대변해버리는 기사에서부터
'ID awrhar는'의 식으로 어떤 사이트의 ID인지도 모르는 정체불명의 ID를 내세우는 기사에까지
수많은 네티즌들이 등장하지만 그 어떤 것도 신뢰를 갖기 힘든 그야말로 '정체불명'의 출처일 뿐이죠.
심하게 말해서 기자들이 그냥 네티즌이란 이름으로 '소설'을 썼다고 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빈약한 출처입니다.


오늘 아침 네이버 첫화면의 뉴스를 보다가 1박2일 관련 포토뉴스가 메인에 떠있길래 클릭해보았습니다.
평소에 1박2일을 즐겨보는 터라 관심이 있어 메인에 뜬 기사와 아래 엮여 있는 기사들도 몇 개 보았죠.
(사실 '시청소감'식 기사는 저도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근데 아래 엮여 있는 기사중에서 여지없이 '네티즌'이 등장하더군요.
갑자기 눈살이 찌푸려지며 '도대체 이 네티즌은 누구냐??????'하는 의심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뉴스기사에 등장하는 네티즌의 의견을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네티즌들은
"가조면 청년으로 딸기 홍보에 활약한 모습이 훈훈했다",
"오랜만에 즐거운 무대 봤다",
"전국노래자랑 무대에서 긴장하는 멤버들의 모습 인간적이었다",
"수상보다 1박2일 멤버들의 노력이 더 빛난다" 등의 소감을 전했다.

기사 중 내용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맨 아래 노력이 더 빛난다 같은 소감은
다분히 전투적인 한국 '네티즌'들의 정서상 거의 '소설'이 확실한 것 같습니다만;
여기서는 위에서 맨 첫 줄의 "가조면 청년으로 딸기 홍보에 활약한 모습이 훈훈했다"라는 소감을 직접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기사 작성 중 실제 네티즌 의견을 약간 각색했을 수 있으니 중요한 단어인
'가조면 딸기 홍보 훈훈'을 중심으로 찾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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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선데이 게시판>


해피선데이 게시판입니다.
원래 '가조면 딸기 홍보 훈훈'이란 검색어를 넣어 보았습니다만
여러 단어를 동시에 검색하는 기능이 없는지 계속 결과 없음으로 뜨더군요.
그래서 그냥 검색어에 딸기만 넣고 어제~오늘 사이의 게시물들을 일일히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키워드로 삼았던 '가조면 딸기 홍보 훈훈'을 모두 포함하는 게시물은 단 하나도 찾을 수 없었고
겨우 '딸기 홍보' 두 단어를 포함하는 게시물이 몇 개 있었는데,
그나마 그 중에서도 '훈훈한 내용'이 아닌 게시물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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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검색 화면>

네이버 검색 결과입니다.
근데 네이버는 상세검색 페이지를 제공하지 않더군요-_-
여러 단어를 검색창에 넣으니 그 중 한 단어라도 포함하는 검색 결과를 뿜어내어 찾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그중에서 찾아내기 귀찮아서 검색어를 정확하게 포함하는 페이지만 검색해 보려고 상세검색 페이지를 찾아보았으나
실패했습니다.
정말 네이버가 검색 사이트가 맞긴 맞는지 의심스럽군요. 예전엔 상세검색을 제공했었던 것 같은데;;
딴소리가 길어졌는데,
어쨌거나 네이버에서도 위의 키워드인 '딸기 홍보 훈훈'을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찾지 못했습니다.
만족하는 결과가 있긴 있는데, 세 단어가 전부 따로 노는 문서인데다가 1박2일 내용도 아니더군요.
네이버에서도 찾지 못했으니, 이제는 구글로 넘어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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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검색 화면>

구글 검색결과입니다.
처음엔 '1박2일 가조면 딸기 홍보 훈훈'이란 키워드를 전부 넣어 보았지만 검색 결과가 없어서
(구글은 모두 포함하는 결과만 검색하는 상세검색을 제공합니다)
1박2일을 없애고, 가조면을 없애고, 훈훈까지 없앴더니 겨우 결과가 하나 나왔습니다.
근데 그나마도 뉴스기사군요.

이외에 다음과 네이트에서도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만, 결과는 역시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몇몇 사이트에서 검색해보았지만 위의 네티즌 의견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럼 정말 위의 네티즌 의견은 '소설'이었던 것일까요?


위의 기사는 재수없이 저처럼 한가한 백수(-_-)에게 시범케이스로 걸려 근거 부족이 드러나고 말았지만
다른 '네티즌 의견'을 인용한 기사들도 별반 차이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애시당초 네티즌이란 존재를 끌어들인 이유가 '사실확인이 힘들어서'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도 몇 군데 사이트를 돌며 찾아보기는 하였지만 확실히 날조라고 주장하기는 힘든 게
저 위에 언급한 검색 사이트에 걸리지 않은 사이트도 수두룩할 것이고,
그것을 일일히 찾아 정확한 사실확인을 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결국 그 네티즌 의견이 사실이어도 확인할 방법이 없고, 날조된 것이라도 확인할 방법은 없는 겁니다.


이렇게 실체도 없는 허깨비 네티즌들을 내세워 기사를 뿜어내는 '옐로우 저널리즘'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것도 클릭률에 목숨걸게 만든 인터넷 뉴스 체제의 폐해일까요.

posted by drunke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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