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티비에서 MBC의 시사매거진 2580을 보았습니다.
정말 MBC 간도 크군요.
뉴스후에서부터 피디수첩, 이번에 2580까지 아주 전방위적으로 새 정부에 대한 비판적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는데,
이러다가 MBC가 민영화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공중분해 되버리는거 아닐지 걱정스럽군요.
설마 그런 일이 생기겠습니까만은, 불가능을 가능케 한다는 MB이니까요.
MBC도 적당히 하고 몸좀 사리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_-


각설하고, 오늘 생각해볼 내용은 방금 보았던 2580에서 다루기도 했던
인수위의 영어교육정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원래 블로그에 정치이야기를 안 쓰려고 했지만,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아예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서
정치이야기를 하고 있군요. 쩝쩝;;)
어륀지나 후렌들뤼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한, 인수위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이죠.
인수위 이야기의 핵심은 영어 공교육을 강화시켜서 한국사람 모두가 영어를 어륀지 수준으로 쓸 수
있을 만큼으로 만들고 그것으로 과열된 사교육 시장을 잠재우겠다는 것인데,

그들 식으로 이야기해주자면 "Bullshit"입니다, 한마디로.

어륀지 수준의 영어를 전국민이 구사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논란도 많지만
일단 그런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안되는 것보다야 나을 터이니
그부분은 백번 양보해서 넘어가 봅시다.

중요한 부분은 그 목적과 방법에 대한 문제입니다.
인수위가 내세운 영어정책의 목적은 앞서 언급했듯이 공교육으로 영어를 빡세게 가르쳐서,
공교육만으로도 '현재 사교육 레벨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만들어
과열된 영어사교육 시장을 잠재우겠다는 것인데요,
영어몰입교육이니 2년후 영어로 영어교육 실시니 하는 세부정책들을 보면
인수위에서 아주 기본적인 사실들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 영어사교육의 목적은 '영어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영어 공부 왜 하십니까?
모범답안은 물론 '영어로 말하고 듣고 쓰고 읽기 위해서'혹은
'영어로 외국인과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서'가 되겠지요.
근데, 정말 양키와 떠들려고 그렇게 밤새 학원다니고, 영어책을 들이파십니까?
아니죠.
사실은 '점수 딸려고'가 정답입니다.
남들보다 높은 점수가 필요하니까 머리 싸매고 공부하는거죠.
영어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영어공부의 목표는
'어륀지'가 아니라, '1등'입니다.
영어를 그냥 잘하기 위해서 영어를 하는게 아니라,
영어를 '남들보다' 잘하기 위해서 영어를 하는겁니다.
절대적인 목표가 아니라 상대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는거죠.

이런 상황에서 공교육 강화를 통해 전체적인 영어실력을 끌어올려 버리면
과연 영어사교육이 진정이 될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지금은 학원에서 배운 '어륀지'만으로 영어시험 1등이 가능하지만,
학교에서 '어륀지'를 반 학생 모두에게 가르쳐서 더이상 어륀지만으로 1등을 하기가 힘들게 되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학교에서 개나소나 배우는 어륀지 이상의 '버내너'를 배워서 1등이 되려 하겠죠.
버내너까지 학교에서 가르치면 그들은 더 높은 수준을 '학원에서'배울 겁니다.
그것까지 학교에서 커버가 되면, 학원에서는 그것보다 더 높은 수준을......
이건 끝이 안 나는 게임입니다. 상대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는 한.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전체적인 수준이 상향되어버리면,
이제는 반 전체 모두가 예전 1등이 하던 정도의 노력을 쏟아부어야 '겨우 평균을 따라가는'상황이 되어
학생들이 이전보다 훨씬 혹사당하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죽어라 공부해도 겨우 평균이나 따라가는 판이라니...
1등에 관심없는 학생들이라도 밤새가며 공부해야만 하겠죠.
그럼 필연적으로 '시간대비 효율이 높은'고액과외가 등장하게 될 거고.
결국 영어공교육 강화해서 사교육 잡으려 했다가 도리어 덕분에 사교육이 더 과열될지도 모릅니다.
덕분에 학생들은 더 죽어날 거고요.


2.대책없는 수준상향은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길 뿐이다

이번에는 세부적인 실시방법에 대한 문제입니다.
저번에는 전과목을 영어로 가르친다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오해'라는 말과 함께
2년 후 영어 과목만 영어로 수업한다고 하더군요.
이게 과연 사교육 진정을 위한 공교육 강화 방안인지.
정책을 내놓은 자들의 사고(思考)의 수준이 의심스러울 따름입니다.

영어로 영어 수업하는거 좋습니다.
하지만, 영어를 전혀 한마디도 할 줄 모르는 어린이가 과연 영어로 영어수업을 받으면
높은 효과는커녕, 수업 진도나 따라갈 수 있을까요?
영어로 수업하는것 까지는 좋지만, 먼저 영어로 수업을 받을 만한 어느 정도의 실력은 갖추어야
그 효과가 높아지고 극대화되는 것 아닐까요?
다짜고짜 온리 영어로만 수업이 진행되면
영어를 못알아먹는 아이들은 학습상태가 '0'일 수밖에 없겠죠.
설명 자체를 알아먹지를 못하니까요.
그래서 필요한건?
먼저 기본적인 영어 설명들은 알아먹을 수 있게 일단 '한국말로' 설명해주는 과정이 필요한 겁니다.
근데 인수위의 정책에서는 그냥 다짜고짜 2년후 영어로 실시라는 것만 있을 뿐입니다.
설명을 알아먹을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갖출,'공교육 내 선행학습'의 과정이 없습니다.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수업 가능한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방법은 '사교육'뿐이 없겠죠.
학원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보충하는 '보충학습'의 개념이 아니라
학교수업을 위한 필요조건이 되어 버리는 겁니다.
이건 뭐 노골적으로 학원 다니고 과외 하라는 거죠. 절대 사교육 부담 경감 대책이 될 수 없습니다.






학교에서 영어를 빡세게 가르쳐서 대한민국 누구나 어륀지 할 수 있게 되면
이 빌어먹을 망국적인 영어광풍이 잠잠해 질까요?
1번에서 언급한 것처럼 영어가 '남들보다 잘해야만 하는 것'으로 남아 있는 한
절대 영어광풍은 사그라들지 않을 겁니다.
합격, 입학, 취업, 나아가 생존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남들보다 높은 영어 실력'이.

그렇기 때문에, 영어광풍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국가가 국민의 영어 실력을 억지로 만들어내려고 하지 말고
'생존에 영어가 꼭 필요하지는 않게'만들어주면 됩니다.
영어실력이 있으면 좋고, 없어도 취직하는데/대학가는데 지장은 없도록 만들어주면 되는 겁니다.
그럼 필요한 사람만 영어공부를 하게 될꺼고,
시험이나 취업에서 자유로운 영어 공부는 굳이 필요 이상으로 과열되지도 않을 겁니다.

그럼 어륀지 여사의 바램대로 온국민이 영어를 공부하고, 자유롭게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만들려면?
문화 교류나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한국민이 일상 속에서 영어를 자주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스스로 영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평가의 도구'가 되지 않는 공교육을 제공해 주면 되는 겁니다.
물론 대한민국에서 '평가의 도구가 되지 않는 공교육'이 가능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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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색이 인수위원장인데 연관검색어에 어륀지만 보이는 우리의 어륀지 여사>
























posted by drunke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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