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하도 인수위 인수위 말들이 많은데다가 하는 짓도 영 심상치가 않아서
쥐뿔도 모르지만 저도 정치 관련 포스팅 하나 해 봅니다.



정말 요즘 날이면 날마다 기상천외한 정책들을 내놓아 블로고스피어를 뜨겁게 달구어주는
숯덩어리(?)같은 존재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근데 이 기관이 원래 이렇게 정책들을 쏟아내는 역할을 하는 기관인가요?
저는 저번 노무현대통령 당선때에는 군대에 있었고
그전 김대중대통령 당선때에는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에 이명박 당선이후 보는 인수위원회가 제가 처음으로 본 인수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인수위에서도 이런 짓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명칭만으로 보았을 때에는
지금 상황처럼 정책을 쏟아내는 일을 하는 기관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죠.

일반적으로 무슨 일을 '인수인계'한다고 할 때에는,
전임자가 하고 있는 업무가 무엇인지
그 업무 주변 상황이 어떠한지 등을 파악하고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 주의사항이나 특이사항이 있으면 넘겨받는 정도를
생각하게 될 텐데요.

그런 점에 있어서 지금 인수위가 하고 있는 일은 '인수위'단계에서 할 일이 아니라
그 전에 했었어야 할 일, 혹은 좀더 나중에 해야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수위 '이전'에 했었어야 할 일이란건,
지금 쏟아내는 정책들이 '선거 공약'으로 제시되었어야 했을 거란 말입니다.
뭐 기사 내용을 보니 하루이틀만에 뚝딱 만들어 내놓은 정책들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그걸 선거 공약으로 제시해서
선거로 하여금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었어야죠.
선거 전에는 그런 부서통폐합이니 영어몰입교육이니 하는 소리는 일절 않고
밑도끝도없이 경제 살리겠씸다 하는 말만 하다가
당선이 되니까 이것저것 내놓는 건 무슨 경우란 말입니까.
결국 국민은 내놓은 정책에 대해 선택할 권리를 잃어버리게 된 겁니다.
지금 여론이 어쩌네 저쩌네 하고 시끄러워도
일단 절차상으로는 밀어붙여도 할말 없는 상황이잖아요.
우리는 경제 살리겠다는 소리 듣고 뽑았지, 영어로 전교과 수업하라고 뽑아준건 아닌데 말이죠.
(참고로, 전 MB씨 안뽑았습니다-_-)

그럼 인수위 이후에 해야할 일이란 말뜻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죠.
뭐, 이거야 당연한 이야기지만
정책을 만들어 내놓고 싶으면 '실무자'가 된 뒤에 하라는 겁니다.
명색이 '인수'위원회이니까,
인수는 제대로 받은 다음에 전임자들이 바이바이 하면 그때부터 일을 하는거지
인수인계 받으면서 이건 뭐가 잘못됐네 이건 뭘 고쳐야겠네 하면
그런 식으로 일하던 전임자들은 뭐가 되는 겁니까.
이건 뭐 절차고 형식이고 따지기 전에 예절 문제입니다.
얼마나 잘났기에 이제까지 나름 빡시게 일했던 사람들 면상에 대놓고
이거 잘못했다고 갈구고, 대놓고 마구마구 고쳐대는 겁니까.
인수위는 어디까지나 '후임자'일 뿐이지 전임자의 상관은 아닌데 말입니다.
거기다가, 비록 갈참(-_-;;)들이긴 하지만
전임자들은 아직까지는 국가공무원이고
인수위원은 아직까지는 쥐뿔도 아닌 민간인이면서.
뭐, 어쨌거나 정책을 내놓는건 인수위 다음에 새 내각이 구성되고
그때부터 해야하는게 아닌가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정책 입안이 아니라 '앞으로 국정운영의 포부'개념이라면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지금 해야하는게 아니라 선거 전에 공약으로 내놓았어야 하는 거구요.

그나저나.
인수는 제대로 받긴 했는지 궁금합니다.
한 나라의 국정이란 게 무슨 편의점 알바 교대하는 것처럼 그리 간단한 것도 아닐텐데
'인수'는 벌써 예전에 끝내놓고 하고싶은거 발표자랑하는 꼴이라니.
얼마나 똑똑하기에 국정 시스템을 그리도 빨리 인수인계받은 것일까요.


뭐, 다들 대단한 분들이시니 어련히들 알아서 하셨겠죠.




근데, 이전 대통령 인수위원회도 저렇게 정책들을 뿜어냈었나요?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 겁니다;;)

posted by drunke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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