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 더 래드

<아크 더 래드 2의 타이틀 화면>


플레이스테이션(1)이 나온지 거의 1년간 플스에는 '대작'이라 불리울 만한 RPG게임이 없었습니다.
당시 1세대 전의 콘솔임에도 불구하고 '왕좌'를 차지하고 있던 닌텐도의 슈퍼패미콤은
명실상부한 '초대작'인 파이널 판타지와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위시한
수많은 대작 RPG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스퀘어가 닌텐도 진영에 있을 때만 해도 RPG만 만들던 RPG명가였죠)
차세대 게임기란 타이틀을 달고 나온 플스와 새턴은 'RPG타이틀 기근'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새턴은 원래 업소용 게임을 주력으로 만드는 회사였기에 RPG라인업을 자체적으로 채울 만한 능력이 없었고,
플스야 뭐 말할 필요도 없이 '게임산업에 갓 뛰어든' 상태였으니 말이죠.
플스에게는 남코가 있었지만, 남코 역시 당시에는 플스에 업소용 게임을 주력으로 이식하고 있었구요.
(나중에 '테일즈 오브 시리즈'를 닌텐도 대신 소니에게 선물해주게 되지만요)

어쨌거나 RPG기근에 시달리던 95년 당시, 플스로 소니의 이름을 걸고 나온 두 RPG타이틀이 나왔으니...
그것이 바로 '비욘드 더 비욘드'와 '아크 더 래드'입니다.
둘 중 '비욘드 더 비욘드'는 기존 RPG와 다른 여러 가지 점들을 내세워 기대를 모았지만
막상 나오자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쉣덩어리'가 되어 버려 결국 후속작도 없이 쫑나고 말았죠.
그러나 아크 더 래드는 플레이 시간이 고작 열몇 시간이라는 엄청나게 적은 볼륨에도 불구하고 좋은 평을 받았고,
이듬해인 96년 말 아크 더 래드 시리즈의 '원래'완결작인 아크 더 래드 2가 나오게 됩니다.
(원래 2부작으로 나오려고 했다는군요. 그게 인기가 좋아 후속작도 나오게 되긴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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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마법 시전 화면&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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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전투 화면&gt;

전투화면입니다. SRPG 형식이지요.
하지만 '택틱스 오우거'같은 정통 SRPG처럼 머리아프게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쉽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법 시전 같은 경우에도 범위가 지정되면 택틱스 오우거류는 범위 안의 아군 적군 구분없이 맞는게 일반적이지만
아크2 같은 경우에는 공격계는 적만 맞고, 회복계나 버프류는 아군에게만 영향을 미칩니다.
그냥 옆에 아군이 있건 말건 적에게만 공격할 수 있다는 거죠.
또한 이동시에도 큰 제약이 없습니다.
위 오른쪽 화면에 파란 색으로 이동범위가 표시되어 있는데,
'행동'하기 전이라면 그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택틱스 류에서는 이동도 한 번 위치를 지정해 움직이면 취소가 불가능하죠)
더군다나, 이 게임은 '게임오버'가 없습니다!
전투에서 전멸하면 '전멸했습니다'메시지가 나온 다음
전투 시작점에서 파티원들의 HP가 가득 찬 채로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또 죽으면 그냥 반복일 뿐, 죽었다 깨어나도 게임오버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잠 안자고 끝까지 엔딩 볼 자신이 있다면 세이브 안하고 게임 쭉 해도 됩니다;;
물론 길게는 80~100시간정도 걸리는 플레이 타임을 생각하면 세이브를 안할 수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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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어린 시절의 엘크&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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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주인공 엘크&gt;

주인공인 엘크입니다.
왼쪽은 프롤로그에 나오는 어린 시절의 엘크이고, 오른쪽은 게임 개시 직후 집에서 깨어난 엘크입니다.
불의 힘을 사용할 수 있고, 바운티 헌터(현상금 사냥꾼)로 설정되어 있죠.
어린 시절에 군에 의해 마을 주민이 학살된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왼쪽 화면).
마을 사람은 학살당하고, 엘크 본인은 갖고 있던 '불의 힘'때문에 연구소에 잡혀가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탈출해서
바운티 헌터를 하며 살고 있습니다.
2편의 주인공이긴 하지만, 나중에 1편의 주인공인 아크(그래서 '아크 더 래드'입니다-_-)가 등장해 합류하면서
그냥 서브 캐릭터 수준으로 전락해 버리고 마는 듯한... 안타까운(?) 주인공입니다.
(아크 2의 타이틀 표지에도 엘크보다 아크가 크게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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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엘크와 리자의 만남&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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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마피아와 대치 중인 엘크와 리자&gt;


히로인인 리자입니다.
왼쪽은 주인공인 엘크와의 첫만남 장면이고, 오른쪽은 마피아들과 대치하고 있는 장면이네요.
몬스터를 테이밍 해서 동료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반에 캐릭터가 많지 않을 때 적당한 몬스터들을 꼬셔서 사용하면 상당히 유용했었죠.
다만 회복계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상태이상 치료스킬이 없어 나중에는 찬밥신세가 되고 맙니다;;
몬스터를 부리는 능력 때문에 잡혀가던 중 엘크를 만나게 되고 본격적인 '모험'의 세계로 뛰어들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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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마을 안&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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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필드맵&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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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초반의 CG영상&gt;


아크 더 래드2는 다소 전형적이지만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토대로
'빛과 소리의 RPG'라는 슬로건에 맞게 깔끔하면서도 화려한 2D화면과 인상적인 BGM, 음성지원 등을 내세워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던 플스 RPG게임의 대표작으로 당당히 자리잡게 됩니다.
불과 몇 달 후에 '초기대작'인 파이널판타지 7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판매고를 달성하기도 했죠.
지금도 플스를 즐기던 수많은 게이머들이 손꼽는 타이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니가 욕심이 좀 과했던 걸까요, 원래 2부작으로 기획되었던 아크 더 래드는 3편이 등장하면서
아크 2가 쌓아놓은 명성을 갉아먹게 되고 맙니다.
(아크 2 후반부에서 전세계가 초토화되는 걸 보고 저는 후속작이 안나올줄 알았더랬죠)
그리고 플스 2로 등장한 아크 더 래드 : 정령의 황혼이라는 타이틀 역시
(직접 플레이해보지는 않았습니다만)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TV판 애니로도 제작되었지만, 그것도 뭐 '개인적으로는' 별로였던 것 같구요.
후속작이 죽쒀서 더욱 빛나는 타이틀이 되어버린, 아크 더 래드2입니다.

초반부만 진행해서 캡처한 터라, 토슈나 아크 같은 후반부의 멋진 캐릭터를 보여드리지 못하는 게 아쉽군요.
PSP로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저는 그냥 PS1용 메모리카드나 하나 구해서 플스 2로 해야겠습니다.
역시 일본식 RPG는 패드 들고 누워서 옆에 공략본 펼쳐놓고 하는게 제맛이죠.;;

posted by drunke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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