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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PS1. 지금은 박스 속에 봉인중;;>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소니의 21세기 밥벌이 브랜드의 시작이 된
(어쩌다 소니가 이지경이 되었는지;;)
소니 최초의 비디오게임기이자 플레이스테이션 최초의 모델 플레이스테이션(1).
소니는 이 첫작품의 대성공에 힘입어 6년 후 플레이스테이션 2를 내놓아
밥벌이 브랜드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이후 포터블과 플레이스테이션 3을 내놓으며 삽질을 하고 있다;;

1994년 12월 3일 일본에서 발매되었으며,
한국에는 97년인가 98년경 '카마엔터테인먼트'라는 데에서 잠깐 북미판 플스를
수입해서 팔다가 말아먹고 이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 한국지사가 설립되어
정식으로 수입되었다.
카마에서 수입한 플스는 지역코드 문제때문에
'모드(복사)칩 기본장착'이라는 쇼킹한 스펙으로 발매가 되기도 하였다.
국내에 보따리수입상들이 들여온 일본판 소프트웨어 사용자를 끌어들이려는 궁여지책이었던 것.
(플스2도 그렇지만, 플스1도 지역코드가 존재해서 북미판 하드로는 일판 소프트가 구동되지 않았다)
하지만 보따리판 플스에 비해 많이 비싼 가격때문에 썩 장사가 되지는 않았다.

사진에 나와있는 기종은 일본판 SCPH-5500버전으로,
내부부속을 간소화하여 가격을 낮춰 보급형으로 내놓아 가장 많이 팔린 버전이다.
일본에서 19800엔이었던 걸로 기억되며, 구입 당시에는 정발 플스란 것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라
보따리발매 플스 되겠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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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기본 컨트롤러, 듀얼쇼크1, 듀얼쇼크2>


왼쪽에 있는 컨트롤러는 플스1 7000번 이전까지 플스에 기본으로 딸려 나오던 컨트롤러.
아날로그스틱이 없고, 진동기능도 없다.
(지금보니 심히 빈약해보인다-_-실제로 두께도 듀얼쇼크보다 얇다)
7000번 이후에는 플스 본체에 듀얼쇼크 1(가운데 사진)이 기본으로 달려 나오게 된다.
이젠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가 없는 플스1의 기본 컨트롤러.
듀얼쇼크시리즈와는 달리 안에 진동모터가 없기 때문에 아주 가볍다.

가운데는 플스2에도 기본컨트롤러로 채용된 듀얼쇼크의 원형, 듀얼쇼크 1이다.
외형상으로는 색상을 제외하고는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플스2의 듀얼쇼크2와는 달리 입력강도 감지가 안된다.
즉, 버튼을 '눌렀다/뗐다'밖에 감지하지 못한다는 것.
반면 지금의 듀얼쇼크2는 256단계 입력강도감지가 된다.
그 외에도 아날로그 컨트롤러의 재질 등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듀얼쇼크 1은 아날로그 컨트롤러가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데다가 표면도 미끄러워
사용하다가 엄지손가락에서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튼 당시만 해도 진동 컨트롤러는 그 등장만으로 주목을 받기에 충분한 주변기기였다.


플스1을 이야기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동시대의 라이벌기종인 '세가새턴'이다.
지금은 세가가 하드웨어 사업은 완전히 철수하고
소프트웨어 쪽에서도 간당간당 하지만
그때만해도 8비트 때부터 하드웨어를 꾸준히 발매해온 전통의 하드웨어 업체였다.
새턴은 플스 발매 불과 며칠 전인 1994년 11월 22일 발매되어
플스보다 5000엔 가량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100만대 판매 경쟁에서 플스보다 먼저 100만대 달성을 이룩하기도 하며
초반에는 플스를 누르고 훨씬 더 잘나가는 게임기였다.
하지만 새턴에게는 플스에 비해 크나큰 강점이자 약점이 존재하고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새턴이 플스보다 3D에 약하다는 것이었다.
새턴의 2D능력은 플스보다 월등했지만, 3D는 확실히 뒤쳐지는 성능이었고
이것은 발매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에 비해 플스는 상대적으로 2D성능은 신경질날 수준이었지만
(플스1로 스파제로 같은 2D게임을 해봤다면 '신경질날 수준'이라는걸 이해할 수 있다)
월등한 3D성능이 차츰 빛을 발하고, 1996년 닌텐도의 핵심 서드파티 중 하나였던
스퀘어가 플스진영에 합류하면서 급기야는 판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리고 만다.
결국 32비트 시장에서도 패배한 세가는 1999년 다음 세대 게임기인
드림캐스트를 내놓았으나 그마저도 플스2에 밀려, 결국 하드웨어 1위의 꿈을 접은채
완전히 가정용 비디오게임기 시장을 포기하고 만다.

플스1은 초당 50만 폴리곤이라는, 가정용 게임기로써는 상당한 3D능력을 지니고 있었으며
(버파2의 업소용 기판인 모델2가 초당 60만폴리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정용으로써는 엄청난 것)
덕분에 철권 3같은 아케이드용 3D게임까지 거의 완벽히 이식이 가능했다.
하지만 시스템 메모리가 2메가뿐이라는 문제 덕분에
추가 메모리팩을 장착할 수 있었던 새턴에 비해 2D성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메모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2배속 CD-ROM이란 매체는 이전까지의 롬팩 매체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기나긴 로딩시간의 압박을 제공해주고 말았다.
그나마 일본판 게임들의 경우에는 프로그래밍 등으로 로딩을 극복하려고 노력하였으나
PC판의 이식작이 많았던 북미판 게임의 경우에는
극악한 로딩시간을 자랑하는 타이틀도 다수 존재했다.
(피파 98은 전/후반전 시작 전 로딩시간이 1분이 넘었다-_-)

플스1의 세이브데이터용 메모리카드는 1메가짜리였는데(플스2용이 8메가)
이게 당시만해도 획기적이었던 플래쉬메모리였다.
(요새 많이들 사용하는 USB메모리스틱을 생각하면 됨)
획기적이긴 하지만, 1메가라는 용량의 한계로 인해 최대 세이브데이터 개수가 15개뿐이라는건
상당히 부족한 수준이었고 그래서 각종 메모리카드 관련 주변기기가 (주로 중국/대만에서)
출시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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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스1용 8메가 메모리카드>

이것이 당시 구입할 수 있었던 변칙 메모리카드 중 하나인
8메가 메모리카드인데,
왼쪽 검은 버튼을 이용하여 파티션을 옮겨 가며
8개의 메모리카드를 사용하는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오른쪽 3개의 LED는 현재 파티션을 표시해준다.
LED점멸에 따라 2진법 읽는 식으로 파티션 번호를 알 수 있다.
2*2*2=8-_-)
하지만 슬롯에서 뽑는 순간
데이터가 날아가 버리는-_-;;;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했다.
이외에도, 3.5인치 플로피디스크를 메모리카드로 이용하게 해주는
주변기기도 있었는데, 써본적은 없다.

내가 가진 플스는 앞서도 잠깐 말했듯이 '양산형'으로
S단자 등의 출력단자를 제거하고 내부구조를 단순화해서 '수명이 짧다'는 소리도 있었던 버전이다.
실제로, 플스를 막 정식 수입한 카마의 경우
"플레이스테이션 렌즈의 수명이 1년?"이라는 자극적인 카피로 광고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입한지 10년이 넘은 내 플스는 2006년 8월 수납공간상의 문제로
봉인(-_-)하기 전까지도 쌩쌩하게 아주 잘 돌아갔다.
물론 내가 대학교와 군대 때문에 5년가량 집에 있질 않아서 십년된 기기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어쨌거나 나름 혹사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건재하고 있다.



플스가 처음 나온 후로부터 10년이 넘게 지났다.
플레이스테이션은 비디오 게임의 대명사가 되었고
이제는 비디오게임 시장의 도전자가 아닌 디펜더가 되어
MS의 엑박과 맞짱을 뜨고 있다.
하지만 요즘 삽질하는 플스3의 작태를 보고 있자면
시대를 앞서갔던 플스1때의 소니가 그립기도 하다.
그때는 플스 유저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도 있었는데, 요즘은 엑박과 NDS에 밀리는 꼴이라니.

posted by drunke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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