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걸어다니는 여자들 중 2/3은 하이힐을 신고 다니는것 같다.
이제는 그냥 '어머님 신발'같은 높이의 힐에서부터
'ㅅㅂ 저걸 신고 어떻게 걸어다니냐'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아찔한 높이의 발바닥이 보일 정도의 빡센 힐까지,
정말 요샌 컨버스 아니면 힐일 정도로 힐 많이 신고 다닌다.

어제,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서 기다리다가
맞은편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한 처자를 보게 되었다.
적당히 들러붙는 스키니진에 힐을 신고 있었는데,
무심결에 물끄러미 바라보다 보니 확실히 엉덩이가 뒤로 좀 빠져있고 무릎 부분은 앞으로 살짝 내밀어
배꼽 아래에서부터 완만한 S라인을 그리고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요새 좀 외롭긴 하지만, 관음증은 아닙니다. 그냥 심심했을 뿐...-_-)

버스가 무지무지 안와서 할일도 없던 차에,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하여
힐이 가져다준다는 자연적인 S라인과 하체 다이어트 효과를 체험해보기로 했다.
내가 신고 있던 신발은 컨버스였으므로 신발을 갈아신어서 체험할 수는 없었고,
버스를 기다리며 서 있는 동안 뒷꿈치를 살짝 들어 체중을 발바닥 앞쪽으로 쏠리게 하는 식으로
하이힐 착용을 간접체험 해볼 수 있었다.

체중을 발바닥 앞쪽으로 싣는 순간, S라인(?)은 바로 완성되었다.
평소에 발뒷꿈치에 체중을 싣고 서 있을 때에는 무릎이 펴질 수 있는 최대한의 각도로 펴져 있어서
다리 모습이 S라기보다는 괄호-->( 의 형상에 가까웠다.
하지만 체중이동 순간 엉덩이가 뒤로 쭉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무릎이 약간 구부러져 앞으로 내밀어지게 되었다.
엉덩이는 뒤로 빠지고 무릎은 앞으로 내밀었으니 S라인 완성-_-

하지만, 문제는 S라인이 아니었다.
물론 나는 단순히 뒷꿈치를 들었을 뿐이었으므로 작은 면적이나마 뒷쪽에 체중을 실을 수 있는 힐과는 다르겠지만,
뒷꿈치를 드는 순간 종아리쪽에 엄청난 근육의 긴장을 느낄 수 있었다.
1분이 경과하자 슬슬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고,
3분이 지나자 나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후들거리고 있었다.
결국 3분 30여초만에 나는 하이힐 간접체험(?)을 중단해야만 했다.


난 3분 하고 힘들어서 다시 체중을 뒷꿈치에 실을 수밖에 없었는데,
몇시간씩 높은 굽의 힐을 신고 돌아다니는 대한민국 여성들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힐 신고 다니면 힘들어서라도 살빠지겠다란 생각이 들더라.


대한민국 여성들, 화이팅.
앞으로도 계속 온 체력을 다해 美의 화신이 되어 주시길.

posted by drunke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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