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 보면 참 사람에게 해가 되는 업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어렸을때부터 떠올려보면, 유해업소의 대표격이던 만화방과 오락실이 있었고
(그때도 그랬었지만, 왜 만화방과 오락실이 방학 가정 통신문에 나와야 했는지
 아직도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동네 형아들이 많아서인가-_-;)
성인이 된 이후에는 각종 유흥업소나 고상하게 '무도회장'이라 부르는 나이트까지.
물론 이러한 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업주들께서는 이글을 보시면 발끈하시겠지만
세상의 눈초리들이 그런 고로 일단 '사회적 통념상' 유해업소라고 하겠다.

그런데, 자취를 하다 보면 이런 유흥과 관련된 유해업소들 뿐만 아니라
자취인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유해업소를 하나 더 만나게 된다.
그곳이 바로,














대형 마트다.(롯X마트, X마트, 홈X러스 등등)

<자취인 유해업소 1순위, 마트 - 사진은 본 포스팅과 별 관련은 없음>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있을 것만 같은(근데 또 막상 뭘 찾으려면 없는것도 꽤나 많다),
우리집과 비교하면 백만배는 커 보이는 자본주의의 결정판(응?)이자 대한민국 소비생활의 중추.
들어가기만 해도 여기저기서 고객님을 남발하며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유해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지만
자취인들에게는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곳이 바로 이 대형마트다.

자취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집구석에 들어앉아 있으면 참으로 필요한 것들이 많다.
주전부리 간식거리에서부터 무슨 세제니 휴지니 하는 생활용품을 거쳐 심지어는 속옷이나 양말까지.
그래서 마트를 자주 가게 되는데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마트는 절대 내가 필요한 것만 사도록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오늘도 그러하다.
난 분명히 아침에 먹을 우유 한 통을 사러 마트에 갔다.
(사실 달랑 이거하나 사러 마트 가는것도 비효율적인 일이지만, 어차피 가는 길인데다가 동네보다 싸서 마트로 갔다)
하지만 마트에서 계산을 마치고 나오는 나의 손에는
우유 1.8ℓ 한 통, 세개들이 참치캔 하나, 과일주스 한팩, 시리얼 한통, 과자 한봉지
그리고 외쿡 맥주 두 병이 비닐에 싸인 채로 들려 있었다.
분명히 난 5천원 안쪽으로 해결하리라 다짐하고 마트에 들어섰는데
마트에서 나오는 나의 손에 들린 영수증은 벌써 훌쩍 이만원을 넘긴 가격이 적혀 있었다.

그렇다.
마트는 절대로 내가 필요한 것만 사도록 두지 않는다.
이건 자취인이나 일반인들이나 마찬가지인 '마트의 법칙'이지만
자취인에게는 이 문제가 결코 만만한 문제가 아니다.

일반 가정에서는 쓸데없는 걸 사게 되면 바로 마눌님 or 남편의 바가지가 작렬한다(고 한다-_-).
그리고, 설령 쓸데없는 걸 샀다손 치더라도 집구석에 처박아 놓으면
세상 살다가 언젠가는 쓸모있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
세상에 전혀 쓸모없는 물건은 없는 것이니.
하지만 자취인은 다르다.
일단 내가 쓰잘데기 없는 걸 산다고 태클을 걸어줄 마눌님이나 남편이 없을 뿐더러
이걸 사가지고 들어오면 안그래도 좁아터진 집구석. 처박아둘 공간조차 없다.
그리고
쓰잘데기 없는 물건을 산 댓가로 다음 달 처절한 카드 명세서를 받고 통곡해야만 한다.
마트가서 1~2만원씩 사는 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그게 카드명세서로 돌아오는 날엔 러X앤X시 연체이자마냥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을 것이다.

엄마 따라 카트 밀면서 쫄래쫄래 따라다니던 그 시절엔 결코 몰랐다.
마트란 곳이 이렇게 나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존재일 줄은.

자취를 꿈꾸는 영혼들이 이 글을 보고 있다면 명심하시라.
독립한다고 보증금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심심하면 엄마따라 마트가는 습관부터 버려라.
엄마따라 가면 마트 무서운줄을 모른다.

posted by drunke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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