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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세간의 평가대로 아주 지랄같은 무비는 아니었다(완성도가 아닌, 내용 면에서의 평가)
내용 외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굉장히 잘 만들어진 축에 속한다고 나름대로 평가해 볼 수 있겠다.
(인기있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했으니, 당연한 결과였을까)
특히 초반부에 불안한 심경에서의 '스테디캠(카메라를 삼각대에 받쳐놓지 않고 촬영감독이 들고 찍는 촬영방법)'컷은 영화의 카메라워크를 거의 모르는 나같은 경우에도
눈에 확 띌 만큼 신경쓴 부분 중의 하나였으며,
영화 전체적으로 굉장히 디테일에 신경 쓴 부분을 엿볼 수 있었다.
영화 초반부의 배경은 2002년인데, 손예진의 휴대폰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 유명한 애니콜의 '미니폴더'a100이고
상대역인 김주혁의 휴대폰은 역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모토로라의 스타택 1인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실 휴대폰 이외에 디테일이 그리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초반부의 그 휴대폰은 극장 전체를 술렁거리게
할 만큼 인상적인 디테일 중의 하나였다.
그럼 이 영화는 그냥 그렇게 디테일이 풍부한 '볼 만한 영화'냐?
개인적인 생각에 이 영화는 절대로 심심풀이로 볼 만한 영화는 아닌 듯 싶다.
그게 내가 제목에 '역삼각형 같은 영화'란 운을 띄워 놓은 이유이다.
정말 영화를 보는 내내 역삼각형 같은 영화란 생각을 수도 없이 했었다.
역삼각형은 매우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형태이긴 하지만,
그 생김새의 특성상 항시 '불안정함'을 내포하고 있는 형태이기도 하다.
이 영화가 딱 그렇다.
내용은 아주 흥미롭고,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지만
(남자인 나의 입장에서는) 영화를 보는 내내 불안정하고, 불안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왜냐구? 그건 이 영화가 제목에서부터 보여주다시피 '아내가 결혼한'상황을
너무도 당연스럽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남편은 바람 피워도 되고, 아내는 바람 피우면 안되나?
이 영화는 이런 고전적인 관념으로만 보면 정말 이해하기 힘든 영화인듯 싶다.
추천하건대,
결혼을 앞둔 '순진한'연인끼리는 되도록 보지 않았으면 한다.
'바람'에 익숙한 연인에게는 어쩌면 교과서 같은 영화일지 모르겠다.
가장 강력히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솔로 남성에게는 절대 권하고 싶지 않다.
이거 보면 결혼하기 싫어질지도 모른다.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지만, 결론은 그냥 염장질 무비다.
솔로부대는 되도록 관람을 자제하기 바란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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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runkenst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