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참 책 안읽는다.
시간이 없어 못읽는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안읽는 것도 있다.
지금같은 시간에도 쌓여있는 책 안읽고 키보드 두들기고 있으니 안읽는건 안읽는거다.
어렸을때 형제가 없었던 덕분에 책은 정말 원없이 읽었다. 같이 놀 형제 대신에 책을 읽었다고나 할까. 그땐 또 부모님이 책을 굉장히 잘 사주시는 편이었고, 그때만해도 주변에 서점이 참 많은 편이었다. 집에 몇백권 정도의 내 전용 책장이 있을 정도였으니(책상과 세트로 있는 그런 책장 말고) 어렸을 때에는 꽤나 책 열심히 읽었다. 덕분에 국민학교에서 1년에 한번 정도 뽑는 독서왕에도 뽑히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중학교 올라간 후 오락실의 마수에 빠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책 읽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다. 뭐 그때만 해도 4시쯤이면 학교가 끝나던 시절이라 오락실에서 한두시간 놀아도 저녁시간에는 꽤 많은 시간이 남았고, 마침 엄마가 가게를 하시게 되어 가뜩이나 형제도 없는 판에 엄마까지 없는 집에서 할일이라고는 티비를 켜놓고 책을 읽는 것 정도였다.(지금 생각하면 티비소리 들으면서 어떻게 책에 집중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중학교때에는 국민학교때에 비해 많이 줄기는 했어도 책을 자주 읽어대기는 했다.
고등학교에 가자 독서량은 더 줄어들었다. 기본적으로 하루에 학교 밖에 있는 시간이 9시간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니 학교 밖에서 책을 읽는다는 건 불가능해졌다. 그렇다고 학교에서 아무 책이나 읽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고딩때부터가 내 독서생활 암흑기의 시작이었을까. 책을 읽어도 무슨 수능대비 현대소설전집(굉장히 큰 도움이 되기는 했다. 언어영역 지문을 읽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외워버렸으니)이런 거만 읽었으니, 독서의 폭은 확 줄어 버린 거다. 그래도 괜찮았던 건, 굉장히 진보적이었던 어떤 국어 선생님이 야자 감독을 하는 날에는 '태백산맥'과 같은 소설을 읽는 건 허용되었었다는 것이다. 덕분에 고등학교 다닐때 태백산맥을 두어번 읽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문제는 고등학교 다음부터였다. 학교를 다른 지방으로 가게 되면서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자 책은 자연히 거추장스런 짐이 되고 말았다. 서점이라고 해봤자 학교 구내서점 정도밖에 없었던 곳이라 다른 책을 읽을 기회는 많지 않았고, 대학이란 곳이 책이나 읽으면서 놀 정도로 놀거리가 빈약한 곳은 절대 아니었으니 책과는 슬슬 담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의 나에게는 너무도 괜찮은 놀거리인 컴퓨터가 있었으니. 텍스트를 읽는 양은 그렇게 크게 줄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는 양은 확 줄어버리고 말았다.
대학교 2년(휴학1년 포함)간 읽은 책이 아마 50권도 안 되었을 거다. 그래놓고 군대에 가니 할일이 책 읽는것 밖에 없더라. 보급으로 나오는 진중문고를 닥치는 대로 읽어댔으나 결국 전권 독파에는 실패한 채로 제대를 하게 되었다.
그래놓고 다시 책과는 담쌓는 복학생의 생활. 졸업을 하니 이제는 야근이 일상이 되어놔서 책을 읽고 싶어도 읽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다행인 건 이제 서울에 거주하다보니 책을 구할 여건은 다시 좋아졌다는것. 더군다나 요즘은 인터넷 서점에 주문하면 그날 바로 배송을 해주니 이런 별천지가 어디 있을꼬. 책을 구매할 자금력도 충분하니 일단 책을 열심히는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에 비해 직면한 큰 문제는 '책을 사놓고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전엔 책을 사오면 그날 한 너댓시간 스트레이트로 읽어버리고 클리어 했다. 근데 요즘은 그게 안된다. 일단 너댓시간 스트레이트로 읽을 시간이 없고, 잠이 부족한 생활을 하니 책을 펼치면 잠이 스르륵 온다. 거기다가 집도 책 읽기에 그닥 쾌적한 공간도 아니다. 뭐 이런 이유가 되었건, 핑계가 되었건 하는 요인들 덕분에 지금 집에는 사놓고 읽지 못한 책이 수두룩한데 나는 또 책을 사겠노라고 인터넷서점 카트에 몇 권을 쌓아놓고 내일 주문을 기다리고 있다.
누가 나에게 책 읽을 시간 열흘만 주었으면...다 읽고 또 다른 책을 읽을 열흘의 시간이 필요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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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어 못읽는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안읽는 것도 있다.
지금같은 시간에도 쌓여있는 책 안읽고 키보드 두들기고 있으니 안읽는건 안읽는거다.
어렸을때 형제가 없었던 덕분에 책은 정말 원없이 읽었다. 같이 놀 형제 대신에 책을 읽었다고나 할까. 그땐 또 부모님이 책을 굉장히 잘 사주시는 편이었고, 그때만해도 주변에 서점이 참 많은 편이었다. 집에 몇백권 정도의 내 전용 책장이 있을 정도였으니(책상과 세트로 있는 그런 책장 말고) 어렸을 때에는 꽤나 책 열심히 읽었다. 덕분에 국민학교에서 1년에 한번 정도 뽑는 독서왕에도 뽑히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중학교 올라간 후 오락실의 마수에 빠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책 읽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다. 뭐 그때만 해도 4시쯤이면 학교가 끝나던 시절이라 오락실에서 한두시간 놀아도 저녁시간에는 꽤 많은 시간이 남았고, 마침 엄마가 가게를 하시게 되어 가뜩이나 형제도 없는 판에 엄마까지 없는 집에서 할일이라고는 티비를 켜놓고 책을 읽는 것 정도였다.(지금 생각하면 티비소리 들으면서 어떻게 책에 집중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중학교때에는 국민학교때에 비해 많이 줄기는 했어도 책을 자주 읽어대기는 했다.
고등학교에 가자 독서량은 더 줄어들었다. 기본적으로 하루에 학교 밖에 있는 시간이 9시간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니 학교 밖에서 책을 읽는다는 건 불가능해졌다. 그렇다고 학교에서 아무 책이나 읽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고딩때부터가 내 독서생활 암흑기의 시작이었을까. 책을 읽어도 무슨 수능대비 현대소설전집(굉장히 큰 도움이 되기는 했다. 언어영역 지문을 읽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외워버렸으니)이런 거만 읽었으니, 독서의 폭은 확 줄어 버린 거다. 그래도 괜찮았던 건, 굉장히 진보적이었던 어떤 국어 선생님이 야자 감독을 하는 날에는 '태백산맥'과 같은 소설을 읽는 건 허용되었었다는 것이다. 덕분에 고등학교 다닐때 태백산맥을 두어번 읽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문제는 고등학교 다음부터였다. 학교를 다른 지방으로 가게 되면서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자 책은 자연히 거추장스런 짐이 되고 말았다. 서점이라고 해봤자 학교 구내서점 정도밖에 없었던 곳이라 다른 책을 읽을 기회는 많지 않았고, 대학이란 곳이 책이나 읽으면서 놀 정도로 놀거리가 빈약한 곳은 절대 아니었으니 책과는 슬슬 담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의 나에게는 너무도 괜찮은 놀거리인 컴퓨터가 있었으니. 텍스트를 읽는 양은 그렇게 크게 줄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는 양은 확 줄어버리고 말았다.
대학교 2년(휴학1년 포함)간 읽은 책이 아마 50권도 안 되었을 거다. 그래놓고 군대에 가니 할일이 책 읽는것 밖에 없더라. 보급으로 나오는 진중문고를 닥치는 대로 읽어댔으나 결국 전권 독파에는 실패한 채로 제대를 하게 되었다.
그래놓고 다시 책과는 담쌓는 복학생의 생활. 졸업을 하니 이제는 야근이 일상이 되어놔서 책을 읽고 싶어도 읽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다행인 건 이제 서울에 거주하다보니 책을 구할 여건은 다시 좋아졌다는것. 더군다나 요즘은 인터넷 서점에 주문하면 그날 바로 배송을 해주니 이런 별천지가 어디 있을꼬. 책을 구매할 자금력도 충분하니 일단 책을 열심히는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에 비해 직면한 큰 문제는 '책을 사놓고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전엔 책을 사오면 그날 한 너댓시간 스트레이트로 읽어버리고 클리어 했다. 근데 요즘은 그게 안된다. 일단 너댓시간 스트레이트로 읽을 시간이 없고, 잠이 부족한 생활을 하니 책을 펼치면 잠이 스르륵 온다. 거기다가 집도 책 읽기에 그닥 쾌적한 공간도 아니다. 뭐 이런 이유가 되었건, 핑계가 되었건 하는 요인들 덕분에 지금 집에는 사놓고 읽지 못한 책이 수두룩한데 나는 또 책을 사겠노라고 인터넷서점 카트에 몇 권을 쌓아놓고 내일 주문을 기다리고 있다.
누가 나에게 책 읽을 시간 열흘만 주었으면...다 읽고 또 다른 책을 읽을 열흘의 시간이 필요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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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runkenst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