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증후군

from SEASON 2 2012. 1. 18. 15:38

<삶이 피곤해지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이놈의 물건들>



요즘은 정말 영리한 시대다. 오죽하면 들고 다니는 핸드폰까지 영리한(스마트)폰일까.

근데 그만큼 피곤한 시대다. 비단 저 망할 놈의 스마트폰으로 인해 생겨난 노예질이 아니더라도

너무 영리하게 살아서 피곤하다.

머리를 안 쓸 수가 없다.


군대에 가면 사람들이 모두 계원(행정병)을 부러워한다.

걔네들은 훈련도 잘 안하고, 근무도 잘 안나가고, 작업도 잘 안하니까.

근데 막상 힘든 강도를 따지면 계원이나 행정병이 더 힘들면 힘들었지 결코 덜하지는 못하다.

(이런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는건 내가 일반 보병근무와 행정근무 둘 다를 해봤기 때문이다)

진짜 대가리 굴리는게 세상에서 제일 피곤하다.

근데 이놈의 대가리를 노예마냥 끝도 없이 굴린다.

저 스마트폰 때문에, 그리고 이 스마트한 세상 때문에.

이쯤 되면 거의 스마트 증후군이다.

영리해서 모두가 피곤한 세상.


그냥 멍청하게 살면 안될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사실 멍청하게 산다고 해서 굶어 죽거나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대가리 빡시게 굴린다고 해서 잘 사는 것 같지도 않고.

개나소나 다 빡시게 대가리 굴리면서 더 영리하게 살려고 하는 세상.

이거 계속 붙잡고 사는 건 better를 지향하는 사회다.

남들보다 더 영리해야 먹고 사니까.

하지만 개나소나 다 빡시게 대가리 굴려서 영리하게 살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데

거기서 혼자 멍청하게 살면 그건 different다.

시발 요새 그렇게 좋아하는 차별화 되는 거잖아.

하도 영리한 놈들이 많아서 멍청하게 살면 병신될거 같은데,

이게 살다보면 의외로 병신같지 않을지도 모른다.

메인스트림의 뽀다구가 안나는 거지 그냥.

따지고 보면 귀농하는 사람들이나 다 때려치고 카페 하는 사람들

(무슨 으리으리한 카페 말고 그냥 동네카페나 노점상)

그런 사람들은 그냥 이도저도 귀찮으니까 다 때려치고 머리 안쓰는 일 찾은거다.

사람들 그런거 멋있게 보잖아.

(물론 진심으로 부러워하지는 않지만)


존나 열심히 대가리 굴려서 故잡스옹이나.. 아니 뭐 그정도 월드클래스 아니래도

가카정도만 된다고 하면 피곤할 만큼 머리굴릴 가치가 있겠지.

근데 난 故잡스옹도, 가카도 될 생각이 없으니 뭐하러 이리 피곤하게

대가리 굴리고 살까 하는 생각이 든다.

'SEASON 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각의 앞에 돈이 있으면 무례해진다  (0) 2012.12.04
진짜 요새 하이킥때매 산다  (0) 2012.02.08
'경력'을 월급으로 받는 세대  (0) 2012.02.03

posted by drunkenste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