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침경이었습니다.
누가 자취방 문을 두드리더군요.(벨이 없는 자취방입니다)
평소에는 집에 사람이 있어도 귀찮아서 인기척을 잘 안내는 편인데,
그날은 마침 택배 오기로 한 것이 있기 때문에 택배겠거니 해서 큰 소리로 "누구세요?"하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근처 교회에서 온 사람이었습니다.
누구세요?하는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저는 요 앞 OO교회에서 온 사람인데요, 좋은 말씀 듣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문도 열지 않았는데도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더군요.
순간 아차 실수했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예 무시할까 하다가 그냥 한마디 해서 빨리 보내버려야겠다 해서
"저는 벌써 종교가 있고 믿는게 있으니까 그냥 돌아가세요"라고 한마디 해줬습니다.
그러자 밖에 있는 아줌마는 (아니나다를까)그딴건 문제가 안된다는 투로
그래도 한번 들어보시고 어쩌고 하면서 문을 열고 자기 말을 한번 들어보라고 떠들어댔습니다.
너무 막무가내로 떠들어대니까 저도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해서 그냥 가시라고 소리를 버럭 지르고는
방 안으로 들어와 버렸습니다.
그 아줌마는 대답이 끊어진 후에도 뭐라고 계속 떠들더니 결국 안되겠다 싶었는지
문앞에 찌라시(-_-;; 전단지입니다)를 끼워놓고는 사라졌습니다.



그리고는 또 그저께 아침경이었습니다.
또 누가 문을 두드리더군요.
그저께 역시 택배가 올게 있었기 때문에(택배가 문젭니다 문제-_-;;;)누구세요 하고 물었더니
"공부하는 학생인데요, 설문조사 하고 있는데 잠시만 시간 내주실수 있을까요"라는 말이 들려왔습니다.
또 아차 싶었죠.-_-
'공부하는 학생'이란 소리는 강남역에서도 수도 없이 들었던 말이었던 것이죠.
이번엔 대꾸하기도 짜증나서 그냥 대답 없이 들어와버렸습니다.
그러니까 그사람들은 (매우 짜증나게도)문을 한참 두드리더니
앞집으로 가서 또 그짓을 하더군요.
물론 앞집에서도 퇴짜를 맞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저도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제가 믿는 종교에서도 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는 하지만
(천주교에서도 미사 마지막에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란 기도문이 있죠)
저런식으로 자신의 믿음을 길바닥에, 동네에 '싸지르고'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분노가 치밀어오릅니다.
물론 그사람들이 불순한 의도로 저런 짓들을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좋은(혹은 좋다고 생각하는)믿음을 남에게도 전파하기 위해서
온갖 쪽팔림과 수모를 감수하고 동네를,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거겠죠.
하지만 그 방법면에서는 정말 최악이라고밖에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사람들은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어 선교를 하는게
자신의 믿음을 증명하고 적극적으로 선교를 하는 방법이라고 믿고 있을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귀찮고 불쾌한 방법일 뿐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았을때
생전 모르는 사람 집에 예고도 없이, 집주인이 필요하지도 않은 방문을 하는게
얼마나 무례한 짓입니까?
하다못해 아는 사람사이에도 방문 전에 연락을 주고 가는건 예의인데 말이죠.
이런 귀찮고, 불쾌하고, 무례한 방문은
선교를 하는 방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해당 종교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만드는 방법에 가까운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도를 아십니까'나 '예수 믿으세요'는
많은 사람들에게 혐오의 대상일 뿐더러, 그것 덕분에 증산도나 개신교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만들고 있습니다.



여러 길거리를, 주택가를 돌아다니는 (자칭)선교인 여러분.
진짜 선교를 하고 싶다면 일단 예의부터 갖추고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말을 꺼내세요.
당신들 때문에 당신 종교의 이미지가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알아듣겠나요????

posted by drunke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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